건강정보

당뇨

우리나라에서도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하여 당뇨병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1980 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전 인구의 1% 정도이던 당뇨병환자가 현재는 약 4% 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노인에게 더 많이 발생하여 60~70 대의 10% 정도가 당뇨병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인에게 당뇨병이 많은 것은 나이가 들면서 비만이 증가하고 활동량이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몸에서 수분이 빠져나가 입이 마르고 기운이 없어지고 많이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하게 됩니다. 즉, 다음 ( 多飮 ), 다뇨 ( 多尿 ), 다식 ( 多食 ) 의 3 다 현상이 나타나게 되며 노인의 신장의 기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당뇨병이 있어도 소변량이 그다지 많지 않을 수 있으며 몸의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다음, 다뇨의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반복되는 세균감염, 가려움증, 손발 저림, 백내장 ( 시력장애 ) 등이 첫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는 의식장애가 있어야 발견될 수도 있습니다.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해 주는 인슐린이라고 하는 호르몬이 부족해서 올 수도 있고 인슐린은 정상인에 비해 별로 부족하지 않지만 비만 등의 이유로 각 장기에 제대로 작용하지 못해서 나타날 수도 있는데, 노인들의 당뇨병은 대부분 후자에 해당됩니다. 정상인은 당분이 포함된 식사를 하면 혈당 ( 혈액 속의 포도당 ) 이 높아지며, 이때 췌장 ( 이자 ) 에서 인슐린을 분비하여 혈액 속의 포도당을 근육 등의 장기로 보내어 에너지로 이용하게 함으로써 혈당이 높아지지 않도록 조절합니다 . 당뇨병 환자는 이러한 혈당조절 기능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혈당이 높아지고, 따라서 초과된 포도당이 소변으로 빠져나가게 되는데 이때 포도당은 소변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량이 많아지게 됩니다.
당뇨병의 진단은 소변검사가 아닌 혈액검사로 하게 되며 여러 가지 기준이 있지만 10 시간 정도 굶은 후에 측정한 공복 시 혈당 농도가 2 회 이상 140 mg/dl 이상으로 나타날 때 진단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에서는 공복 시 혈당 기준을 126mg/dl 로 낮추자고 제의하고 있습니다 . 그 이유는 공복 시 혈당이 140mg/dl 이 넘지 않아도 정밀검사를 해보면 당뇨병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며 당뇨병에 의한 합병증이 이미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 특히 노인에게 더 그렇습니다.) 당뇨병이 무서운 이유는 잘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적인 합병증이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뇨병은 혈관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게 만드는데, 눈의 망막의 작은 혈관들이 막히고 터지면서 시력장애가 유발될 수 있고 신장 ( 콩팥 ) 의 혈관들이 막힘으로써 신장기능이 나빠지게 됩니다. 또한 다리의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서 다리가 저리고 아프며 , 심하면 발가락이 썩어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만성 합병증도 혈당을 철저히 조절하면 상당 부분 예방하거나 그 발생이 지연될 수 있음이 대단위 연구에서 밝혀져 있습니다.

당뇨병의 치료는 식이조절과 운동, 그리고 약물치료가 기본이 됩니다. 당뇨병환자에게 식이조절을 하라고 하면 쌀밥은 안 되고 보리밥이나 현미밥만 먹어야 하며 야채만 먹으면 되는 것으로 아는 분들이 있는데 이는 옳지 않습니다. 당뇨병의 식이조절은 어떤 음식을 못 먹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있는 식사를 하기 위한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우선 당뇨병이 비만과 관련되어 있다면 열량 섭취를 줄여야 합니다. 단순당으로 구성된 음식 ( 설탕, 케익, 꿀 등 ) 은 다른 영양분은 없이 당분만 많으므로 제한하도록 하며 식물섬유가 많은 곡류나 채소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방은 동물성 지방을 많이 섭취하면 동맥경화증의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가능한 식물성 기름, 생선, 두부류를 자주 먹도록 해야 합니다.

술은 그 자체가 칼로리를 많이 함유하고 있어 제한해야 하며 설탕을 넣은 과일주는 특히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뇨병 환자가 꼭 술을 마셔야 할 경우라면 맥주는 4 잔, 소주는 3 잔 이내로 마셔야 합니다. 콜라, 사이다 등의 청량음료 역시 설탕이 들어 있어 혈당을 높이므로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무가당 음료는 혈당을 올리지는 않지만 열량이 많기 때문에 많이 마시면 비만의 원인이 되고 혈당조절에 나쁠 수 있으므로 지나치게 마시는 것은 금합니다.

당뇨병에서 운동은 비만한 사람의 경우 체중을 조절하고 근육이나 지방세포에서 인슐린의 효과를 증대 시키며 피속의 지질(기름)을 빼주고 혈압이 높은 사람은 혈압조절에도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지나친 운동을 하는 경우 혈당이 너무 내려가서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식은땀이 나는 저혈당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그런데 노인에서는 이러한 저혈당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위험할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저혈당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식사 후 1~2 시간 후에 하는 것이 좋으며 어쩔 수 없이 식전에 운동을 하거나 평소보다 심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운동 직전에 주스처럼 흡수가 빠른 당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전신을 이용하는 유산소 운동이 좋은데 산책이나 도수체조부터 시작해서 달리기, 자전거, 계단 오르기, 배드민턴같이 좀더 심한 운동으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운동은 최소한 2 일에 한번 정도는 하도록 하고 처음에는 5 분에서 10 분 정도만 하고 점차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 당뇨병은 만성병의 하나이며 따라서 발병하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만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며 과음, 과식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그리고 정기적인 검사로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함으로써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